과거에 비해 와인이 많이 대중화되면서 와인에 대한 인식도 과거에 비해 많이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막 와인의 세계에 접한 와인 초보의 경우 여전히 와인 앞에만 서면 주눅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려운 와인 이름과 만만치 않은 가격, 와인잔을 잡는 법 등 모든 것이 어렵게 느껴질 텐데 가장 기초적인 와인을 마실 때 지켜야 할 에티켓을 차근차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와인잔 잡는 방법
와인을 너무 어렵게 느낄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격식에 너무 얽매일 필요도 없고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는 것은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 하는 사람들과 즐겁게 와인을 마시는 것이 가장 좋은 매너입니다.
올바른 와인잔 잡는 방법은?
와인잔은 반드시 와인잔의 아래 다리 부분을 잡고 마시는 것이 정답이라고 여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또는 와인잔의 몸통인 볼 부분을 잡고 마셔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둘 다 정답이 아닙니다. 와인잔을 잡는 방법은 사실 정답이 따로 없습니다. 각자 자신에게 편한 곳을 잡고 마시는 것이 정답입니다.
와인잔의 다리 부분을 잡든지, 볼 부분을 잡든지, 아니면 잔의 받침 부분을 잡든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꼭 어딜 잡아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사실 모두 틀린 것입니다.
물론 와인의 종류에 따라 어딜 잡고 마시는 것이 더 좋다고 알려진 것은 맞습니다.
예를 들어 차갑게 해서 마시는 화이트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은 와인잔의 몸통 부분을 잡고 마시면 사람의 체온 때문에 온도가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와인의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해 와인잔의 다리 부분을 잡고 마시는 것이 더 좋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와인을 마실 때의 원칙이나 예의와는 거리가 멉니다.
결론은 그냥 자신에게 가장 편한 방법으로 와인잔을 잡고 마시면서 즐기면 그만입니다.
상대방이 와인을 따라줄 때 올바르게 와인을 받는 방법
우리나라에서는 직장 상사나 윗사람이 술을 따라줄 때 두 손으로 술을 받는 것이 예의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에 서양에서는 보통 와인을 받을 때 한 손으로 받거나 아니면 테이블 위에 와인잔을 놓아둔 채 그냥 와인을 받습니다.
이때 직장 상사나 윗사람이 와인을 따라줄 때 서양처럼 와인을 한 손으로 받는 것이 비록 와인 매너 혹은 에티켓에 어긋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각 나라의 문화를 존중하며 상황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 진정한 에티켓이자 매너입니다.
비록 와인을 한 손으로 받아도 상관없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양손으로 와인잔 볼의 밑부분을 가볍게 감싸 잡아 받는다거나, 한 손으로 와인잔 다리 부분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와인잔 밑바닥을 잡아 두 손으로 받는다면 직장 상사나 윗사람도 굉장히 흡족해할 것입니다.
다만 격식을 차릴 필요가 없이 편한 사람들과 와인을 함께 마시는 자리라면 서양에서처럼 테이블 위에 잔을 올려두고 그대로 와인을 받거나 혹은 한 손으로 편하게 받아도 좋습니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와인을 받을 때 와인잔을 드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와인잔을 들면서 와인을 받으면 따라주는 사람 역시 와인병을 들어 올려야 하기 때문에 불편한 자세로 따라주게 되고, 병에 와인잔이 부딪혀 깨질 위험도 있기 때문입니다.
2. 올바른 와인 마시는 방법
와인 마실 때 원샷 금지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소주나 맥주, 혹은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맥을 원샷을 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에 비해 이러한 경향이 줄었다고는 해도 아직 회사 회식자리나 친구들끼리 음주하는 문화에 있어 원샷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와인은 단순한 술이 아니라 향기로운 음료라고 생각하고 천천히 음미하며 마시는 것이 올바른 와인 마시는 방법입니다.
소주나 맥주보다 가격적으로도 훨씬 비싸고 맛과 향도 좋은 와인을 목넘김만으로 즐기기 위해 원샷으로 한 번에 마셔버리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와인을 올바르게 즐기는 방법은 기분 좋은 분위기와 장소에서 즐거운 대화와 함께 좋은 사람들과 천천히 음미하면서 마시는 것이 와인을 올바르게 즐기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물 마시듯이 벌컥거리면서 마시거나 와인을 다 마신 후 소주나 맥주를 마신 뒤 하듯이 소리를 낸다거나, 입 안에 음식물을 잔뜩 넣고 와인을 마시는 행위 등 모두 와인을 마실 때의 올바른 에티켓과는 거리가 먼 행동입니다.
또한 와인을 마시기 전에는 입가에 묻은 음식물이나 기름기 등을 냅킨 등으로 닦아낸 후 마시는 것도 매너입니다. 입가에 음식물이나 기름기가 묻은 채로 와인잔에 입을 대면 투명한 와인잔에 음식물이나 기름기 등이 묻어나 미관상 보기 좋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와인은 음식과의 조화를 즐기는 술
단순하게 취하기 위해 와인을 택했다면 차라리 다른 술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본적으로 와인은 음식과 함께 곁들여 특유의 맛과 향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조금씩 마시는 술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와인 역시 알코올 도수가 있는 편이기 때문에 너무 무리해서 마시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보드카나 위스키, 소주 등에 비해 도수가 낮다고 하지만 일반적인 레드와인의 대부분이 14도 내외의 알코올 도수이기 때문에 방심하고 마셨다간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취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향기로운 맛과 향, 그리고 달콤한 여운 때문에 술술 잘 넘어가서 쉽게 과음을 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항상 적당히 즐기면서 마시고 과음을 경계해야 합니다.
3. 와인을 따라줄 때의 에티켓
와인을 그만 마시고 싶다면?
우리나라의 술자리 문화에선 흔히 잔에 술을 일부 남기면 밑잔 깔지 말라고 핀잔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와인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내 와인잔에 와인을 따라주려 할 때 와인잔에 와인이 조금 남아 있다고 해서 굳이 와인잔에 남아 있는 와인을 다 마셔 비울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와인잔에 와인이 남아 있는 상태 그대로 새 와인을 받아도 전혀 예의와 매너에 어긋나는 일이 아닙니다. 와인에 대한 에티켓에서 와인잔에 와인이 남아 있어도 따라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전혀 신경 쓸 필요 없이 그대로 따라주고받으면 그만입니다.
또한 만약 와인을 더 이상 마시고 싶지 않을 때에는 와인잔을 전부 비우지 말고 아주 적은 양만 남겨 놓거나 1/3 가량만 남겨두고 누군가가 내 잔에 와인을 따라주려 할 때 와인잔 입구 부분에 살짝 손가락을 대 사양한다는 의사를 표현하면 됩니다. 그럼 상대방도 알아듣고 더 이상 와인을 새로 따라주지 않을 것입니다.
단, 더 이상 와인을 마시기 싫다고 와인잔을 다 비우고 와인잔을 거꾸로 엎어놓는 행동은 매너가 없는 행동이니 절대 해서는 안됩니다.
와인을 따라주는 올바른 순서
와인을 따를 때도 올바른 순서가 있습니다. 당연히 직장 상사나 자신보다 연장자에게 먼저 와인을 따라주는 것이 올바른 순서입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여성이 있다면 여성에게 먼저 따라주는 것이 올바른 매너이고 만약 와인을 마시는 자리가 거래처 등의 접대 자리라면 당연히 접대받는 쪽을 먼저 따라주면 됩니다.
4. 와인잔으로 건배하는 올바른 방법
술자리에서 건배하는 것은 흔한 술자리 문화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와인잔을 가지고 건배할 때는 소주나 맥주를 마실 때와는 다르게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좋은 와인 글라스일수록 크리스털 소재와 같이 좋은 소재로 되어 있고 두께도 더 얇기 때문에 조금만 충격을 가해도 금이 가거나 잔이 깨질 수 있습니다.
와인잔으로 건배를 할 때에는 와인잔의 볼 부분, 가운데 볼록하게 나온 부분을 상대방의 와인잔도 동일하게 똑같이 볼록하게 나온 볼 부분에 가볍게 서로 터치한다는 느낌으로 부딪혀 주면 됩니다.
올바른 부위에 서로 맞닿으면 청량하고 맑게 울리는 소리가 나며 잘 깨지지 않습니다.
반면에 와인잔의 입술이 닿는 위쪽 부분은 절대 서로 건배해서는 안 되는 부분입니다. 와인잔의 윗부분은 약하고 예민한 부분이라 잔이 서로 윗부분에 맞닿을 때 쉽게 깨질 염려가 있습니다.
또한 굳이 와인을 마실 때 상대방과 시원하게 건배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서로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며 가볍게 잔을 서로 눈높이 정도로 들어 올려 주는 것만으로도 건배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해주는 것이 더 좋습니다.
5. 지나치게 와인에 대한 티를 내는 것은 비매너
와인은 딱딱하고 격식을 갖추어야 할 자리나 비즈니스 자리에서 대화가 좀 더 유연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되도록 만들어주는 훌륭한 매개체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자리에서 상대방에게 와인에 대한 지식을 과도하게 뽐내거나 스월링이나 향을 맡는 동작을 너무 자주 반복하는 것은 올바른 와인 에티켓이 아닙니다.
자칫 상대방에게 와인 테이스팅에만 집중하는 듯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와인이 아니라 함께 와인을 즐기고 있는 상대방이란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와인은 그저 격식 있는 자리에서 분위기를 한결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도구일 뿐 주인공이 와인 그 자체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맺음말
와인은 와인일 뿐이지 와인을 도구 이상의 것으로 여기거나 과도하게 와인에 대한 에티켓이랍시고 지식을 뽐내거나 불필요한 행동을 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불편함과 불쾌함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와인을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라면 굳이 와인에 대한 테이스팅에 집중할 필요도 없고 와인의 맛이나 매너에만 집착하지 말고 최대한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와인을 마시는 것이 진정한 에티켓입니다.
와인이 중요한 게 아니라 와인과 함께 하는 상대방이 중요한 것이라는 점을 언제나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